Alternative Astana Statement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안 아스타나 성명
2018.10.24. People’s Health Movement
공익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회원이며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있는 일원으로 우리는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추구함으로써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고자 하는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다시 확인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세상을 상상한다.
- 사람들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보호하며 증진하는 사회와 환경
- 모든 곳에서 모두가 접근 가능하고 지불 가능하며 수용할 수 있는 보건의료서비스
- 사람들의 존엄을 지키고 존중하는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
- 지역사회가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
아나스타 선언은 이런 목적들을 공유하지만 여기서 일차보건의료는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의 주춧돌, 혹은 기반으로 도구화 되어 있다. 일차보건의료는 보다 넓은 의미를 포괄한다. 많은 나라에서 보편적 건강보장은 민간의료보험회사에 의해 시행되고 있으며 이는 건강형평성을 악화하고 있다. 아스타나 선언은 “건강 결과에서 격차와 건강 불평등이 지속된다는 사실이 윤리적,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수용 불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인식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건강 수준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음을 의식하지 않는다. 선언은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뿐만 아니라 “전쟁, 폭력, 유행병, 자연 재해, 기후 변화, 극단적 기후, 다른 환경적 요인”들로 인한 조기사망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만 이들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경제적 정치적 원인과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불평등에 대해 명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민중건강운동을 비롯한 진보적 시민사회조직과 사회운동단체인 우리들은 아나스타 선언에 대한 대안 성명을 제안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표명한다.
세계보건기구 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가능한 최고의 건강을 달성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40년 전, 1978년 세계의 지도자들은 알마아타 선언에서 일차보건의료를 통해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 서명자들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모든 국제 기구와 정부, 모든 보건의료와 개발 종사자들, 그리고 세계 공동체가 긴급한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 우리는 단지 질병이 부재한 상태가 아닌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온존한 상태를 의미하는 건강이 인간의 근본적 권리이며,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건강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회적 목표 중 하나임을 강력하게 재확인한다. 각국 정부는 이 목표를 실현해야 할 책임을 지며, 이를 위해서는 건강 영역 외에도 다수의 사회적 경제적 부문의 조치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건강은 번영하는 삶과 건강하고 보호받는 자연 환경을 촉진하는 사회와 일하고 살아가는 조건에 달려있다.
- 국가 간, 국가 내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존재하고, 점차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경제적 불평등과 건강 불평등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는 환경 파괴와 분쟁의 근원이기에 모든 국가에게 공통의 문제이다.
- 공정한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지배적인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국제적, 국가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경제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 달성가능한 모두의 건강을 성취하고 국가 간, 국가 내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도 국제적 금융 흐름과 조세피난처와 조세회피를 규제하는 것이 시급하며, 이와 더불어 젠더, 신분, 인종, 장애, 성적 지향으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인식과 실천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증진, 보호하는 것은 세계 평화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사회적 경제적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 사람들은 각자의 건강을 돌보기 위한 계획과 집행에 개별적으로 그리고 집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이 참여는 연령, 젠더, 민족, 사회경제적 지위를 고려해야 하며, 적절한 경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 정부는 유엔인권선언에 명시된 다른 권리들과 함께 국민의 건강권을 실현할 책임이 있다. 앞으로 수십년 간 정부, 국제기구, 전세계 공동체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번성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의 건강을 달성하는 것을 중요한 사회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al Goals, SDGs)는 국제적, 국가적으로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 기여함으로써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차보건의료는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개발의 한 부분으로 모두의 건강을 성취하기 위한 열쇠이며, 현재의 지식, 기술, 자원을 고려한다면 이는 충분히 가능하다.
- 일차보건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책무성 있는 국제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건강과 건강에 이로운 여러 서비스들의 재원 조달을 위해 모든 개인과 기업이 공평하게 세금을 납부하게 하기 위한 효과적인 과세 수단이 포함된다.
- 2018년 현재, 지구 상의 생명체들은 가속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일차보건의료 접근은 우리 모두가 국민 국가의 시민일 뿐만 아니라 이 행성의 시민임을 제안하는 지구 헌장(Earth Charter, 2000)을 지지해야 한다. 이는 자연환경과 지구 상의 다른 종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며 이를 보호하는 것과, 인간 사회 안에서 형평과 사회 정의의 상호연관을 인식하는 것이다. 지구 헌장의 모든 핵심적 원칙들은 일차보건의료 운동과 공유된다.
- 일차보건의료는 과학적으로 건전하며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토대로 하는 필수 보건의료이며, 지역사회의 모든 개인과 가족들이 자기결정의 원리에 따라 이에 충분히 참여하고 보편적으로 접근가능해야 한다. 일차보건의료는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의 중심 기능이자 주요 초점인 동시에 전반적인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일차보건의료는 가구와 지역사회 수준에서 첫 번째 단계의 돌봄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살고 일하는 장소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포괄적 보건의료서비스를 지향하며, 다른 수준의 보건의료서비스 및 돌봄과 통합되어야 한다.
- 일차보건의료는;
- 한 국가와 국가 내 공동체들의 경제적 조건과 사회문화적, 정치적 속성을 반영하며 관련된 사회적, 생의학적, 보건의료체계 연구와 공중보건에 대한 경험들을 적용하는 데에 기초한다.
- 공동체의 주요 건강 문제를 다루며 이를 위한 건강증진, 예방, 치료, 재활, 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최소한 다음의 내용들을 포함한다
- 주요 건강 문제에 대한 건강 교육과 이를 예방, 통제하는 방법
- 적절한 영양과 건강한 식품 공급 촉진
- 기본 위생과 안전한 물의 적절한 공급
- 모성 건강과 피임, 임신중절을 포함하는 성과 재생산 건강 서비스
- 젠더기반폭력에 대한 보건의료서비스와 예방
- 아동 건강 돌봄
- 주요 감염 질환에 대한 백신접종
- 지역 내 풍토성 질환 예방 통제
- 정신질환을 포함한 비전염성 질환 예방 통제
- 흔한 질병과 손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
- 장애인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보건의료서비스
- 필수 의약품 공급
- 보건 부문 외에도 국가 및 지역사회 개발의 모든 관련 부문, 특히 농업, 무역, 식품, 산업, 교육, 주택, 공공 인프라, 통신과 정보 기술 등과 관련이 있으며 이런 모든 부문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 일차보건의료의 계획, 조직, 운영, 관리에 대한 개인과 공동체의 최대한의 자율성과 참여를 요구, 촉진하고 지역, 국가, 및 기타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이를 위해 적절한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참여 능력을 개발한다.
- 통합되고 기능적이며 상호보완적인 의뢰체계를 통해 지속되어야 하며 이는 모두를 위한 포괄적 보건의료서비스의 점진적 개선을 이끌어 내고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 지역과 상위 의뢰 수준에서 의사, 간호사, 조산사, 중간의료인력, 마을건강요원 등 보건의료인력, 필요한 경우 적절하게 사회적으로 기술적으로 훈련받은 전통의료인력에 의해 실행되지며 팀으로 일하면서 지역사회의 건강 필요에 대응한다. 모든 정부는 다른 부문과 협력 하에 포괄적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일부로 일차보건의료를 강화하고 지속하기 위한 국가 정책, 전략,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를 발휘하고 국가의 자원을 동원하며 외부 자원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 기술은 건강을 향상하는 데에 기여하지만 새로운 기술들이 지혜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새로운 바이오기술과 인공지능을 전체 인구집단의 건강과 형평에 기여할 수 있을 가능성 외에도 잠재적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의 측면에서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
- 특히 민간 부문에서 과도한 기술 적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의료와 산업 농업 부문에서 항생제의 비합리적 남용에서 기인한 항생제 내성 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 디지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접근성과 서비스 질을 향상할 가능성이 있으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반영하는 디지털 서비스 접근의 기울기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 기울기를 줄이기 위한 특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 보편주의적인 것이 당연한 보편적의료보장은 일차보건의료의 핵심 요소이며 이는 사회 연대와 대부분의 서비스를 공공기관을 통해 공급하는 통합된 공공자금지원체계에 기반하여 구축되어야 한다.
- 한 국가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 성취하는 것이 모든 다른 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혜택을 주게 되므로 원조 프로그램을 포함해 모든 개발 원조는 국가 공중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고 건강의 사회적, 환경적, 생태학적 요인들을 다루어야 한다.
- 보건의료인력 훈련을 일차보건의료 중심으로 재편하고 보건의료인력들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근무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의료인력의 분배는 대단히 불평등하며 더 많은 의료 인력이 필요한 곳에 더 적은 의료 인력이 배치되고 있다(의료 제공 반비례 법칙, Inverse care law). 자국의 보건의료인력 양성을 늘리고 인력유출국의 훈련 비용 손실을 보상하는 등 국제적, 국가적 정책을 통해 중저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 두뇌 유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효과적인 일차보건의료체계 시행으로 인한 건강 향상은 건강에 해로운 상품의 거래와 홍보(예. 초가공식품, 알코올, 담배)나 환경적으로 해로운 채굴 산업 등 건강의 상업적 결정요인에 의해 쉽게 저해될 수 있다. 효과적인 규제를 포함해 세계적, 국가적 정책을 통해 건강의 상업적 결정요인의 해로운 영향을 방지해야 한다.
- 세계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강 수준은 세계의 자원을 더 충분히 잘 사용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으며, 현재 이 자원 중 상당 부분이 군비와 군사적 충돌에 사용되고 있다. 독립, 평화, 군비 축소에 대한 진정한 정책은 보다 평화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데에 추가적 자원을 투입할 수 있고 자원을 투입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차보건의료가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사회적 경제적 개발을 가속하고 이에 필요한 적절한 몫의 자원이 할당되어야 한다.
우리는 광범위한 공공 시민사회조직과 사회운동을 대표하여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가 일차보건의료를 발전시키고 시행하기 위한 긴급하고 효과적인 국가적, 국제적 실천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이는 전 세계적인 요구인 동시에 중저소득 국가에서 특히 중요하며, 이를 위한 기술 협력과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경제 질서의 확립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세계보건기구, 다른 국제 기구들, 다자기구와 양자기구, 비정부기구, 재정 지원 기관, 모든 보건의료인력, 전세계 공동체가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국가적, 국제적 약속을 지지하고 특히 중저소득 국가에 대한 기술적 재정적 자원을 늘려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 선언의 내용과 정신에 따라 일차보건의료에 기초한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강화, 발전, 조달, 유지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